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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후기

부산 미술임용 재수 합격수기6-드리고 싶은 말씀

by 은재미 2019. 7. 19.

고3 때 썼던 연습장 표지를 재수 서브 표지로 활용했다. 오글오글하지만 자극이 되었다.

 

마지막 편이다. 그동안 시험을 준비하며 느낀 점, 공부하며 기억하셨으면 하는 점들을 두서 없이 전하고자 한다.

-평소 지적받는 버릇은 반드시 시험현장에서도 나온다.
  실기시험 하루 전 날 실기 선생님들께 제 가장 큰 문제점을 하나씩 짚어달라고 했는데, 디자인의 경우 눈에 보이지도 않는 부분 깨작거리며 묘사하는 습관을 지적받았다. 그래서 이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미없는 털 묘사로 시간을 많이 날렸다(시험 때는 아무 생각이 없어진다). 또 특강 마지막 날 수업실연 연습 도중 머릿 속이 새하얗게 변해서 다시 시작 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선배가 만약 시험 당일에 그런다면?’라고 여쭤보셨다. 여기에 대해 깊게 생각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 딱 한 번 해본 실수인데, 정말 실연 현장에서 머릿 속이 하얗게 변해 버렸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실수를 대처할 만한 말이나 행동을 미리 생각했더라면, 혹은 사전에 암기에 더 신경을 썼더라면, 하고 후회가 많이 되었다. 아무리 연습을 열심히 했더라도, 사소한 버릇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그 댓가는 지나치게 가혹할지도 모른다.

-시험이 변했다.
  그 전까지는 이거 다 나온다는 학교 내신 이었다면, 이번 시험은 추리력, 응용력을 요구하는 수능 이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애초에 머리가 좋은 사람을 뽑는다는 느낌까지 받았다. 변해버린 시험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수험 생활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작업의 연속이다.
 아무리 초반에 열심히 물을 부었어도 후반에 붓지 않으면 밑바닥이 드러나고, 아무리 초반에 붓지 않았어도 후반에 부으면 밑바닥은 겨우 적신다. 임용시험 당일 얼마나 물높이를 높게 유지하고 있었느냐만 당락을 결정한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물을 채워야 한다.

-시험에 떨어졌다면 불합격 수기를 써보는 것도 다시 일어서기 위한 방법이다. 나는 초수를 실패한 후 다음과 같이 작성하여, 부정적 행동의 개선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공부>
1. 계획대로 시작하지 못하거나 완수하지 못할 것 같으면 하루 계획을 아예 포기함
→ 오전, 오후, 저녁 각 타임별 공부시간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짐. 한 타임이라도 건지도록.
2. 읽기만 읽을 뿐, 체화된 지식의 확인 미흡
→ 백지쓰기 일주일에 3번 이상 하는 인증 진행
3. 전공보다 교육학 위주의 공부
→ 하루 계획 시 교육학은 2시간 정도로 압축
<정신>
1. 관계, 자아에 대해 답도 없이 고민하고 탐색하는데 중독
→ 그런 생각이 들 때 바로 일어나서 뛰었다가 들어오기, 명상하기
2. 남들이 포기하는 분위기에 쉽게 영향 받음
→ 포기하는 사람을 곁에 두지 않음, 스터디원이라면 제명
3. 성공에 대한 확신 없이 은근히 미리 포기하는 마음
→ 합격한 미래라고 가정하고, '나는 어떻게 이번 시험에 합격했을까?'를 하루 시작하기 전 묻고 답하기
<체력>
1. 졸음을 견디기 어려움
→ 졸리면 15분 자는 대신, 또 졸리면 이후엔 헬스장 직행or바람 쐬기
2. 환절기에 쉽게 감기에 걸림
→ 감기 걸릴 것 같으면 바로 감기약 먹거나 옷 따뜻하게 입기 (실제 재수기간 중 한 번도 감기에 걸리지 않음)
3. 복통 시 2-3일 공부를 쉬어버림
→ 아파도 일단 독서실 출근하기. 일찍 퇴근하더라도 일단 가기. 약 2알씩 먹기
<의지>
1. 동영상, 게임, 관계 등 공부 외적인 것에 의존
→ 휴대폰 잠금 어플 활용, 아는 사람이 적은 고향에서 공부(학교x)
2. 잠깐의 낮잠 후 바로 공부 시작하지 못함
→ 낮잠 자기 전 이후 해야 할 행동 미리 결심하고 자기
3. 밤늦게 휴대폰 들여다 봄
→ 잠이 오지 않을 땐 폰 대신 내일 하루 계획하고 오늘 하루 반성하기


시험을 붙기 위해선 운이 따라야 한다. 나도 노력을 했지만, 문제와 나의 궁합이 맞았고, 채점자가 내 시험지를 볼 때 컨디션이 좋았고 등의 운과 타이밍이 작용했다. 재수 이상을 하시는 분들은 실력이 없어서 떨어진 것이 아니다. 운이 없었고, 접근법이 달랐고, 누가 뽑지도 않으면서 대책 없이 응시 자격만 남발했기 때문이다.

도움을 받은 말이 하나 있다. 짝수 해에 운이 좋은 사람이 있고, 홀수 해에 운이 좋은 사람이 있다는 말이다. 이번에 떨어졌다면 다음 해엔 이전보다 나은 운이 올 거다. 이전에도, 이번에도 운이 나빴다면 다음에는 따따블로 운이 좋으려고 그런 거다. 
 

 말이 길었다. 원래 똑똑한 사람은 말을 짧게 한다던데. 

 

 검색으로 여기까지 오신 분들, 이웃분들, 임용을 준비하는 친구들 모두. 다음 해에는 제가 축하를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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